목회자 코너
"사랑 번역기를 활용하세요." (이경태 목사 칼럼)
선물은 포장보다 내용이 중요하지만, 말은 내용뿐 아니라 포장도 중요합니다.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괜히 생긴 게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말로 더 깊이 상처받습니다. 사용하는 단어의 의미가 서로 다르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같은 단어임에도 그 단어에 묻어있는 경험들이 달라서 오해가 생깁니다. 그래서 맵시 있게 잘 말하는 방법 못지않게 상대의 말을 잘 이해하는 방법도 중요합니다. 선물은 포장을 벗기고 나면 더 이상 포장지에 얽매이지 않지만, 말은 오히려 그 포장지 때문에 오해가 생기곤 합니다. 혹시 말을 전하는 이가 표현에 서툴다고 해서 그 말에 상처받고 화를 낸다면, 상대의 말을 마치 낯선 외국어처럼 받아들이고, 좋은 번역기로 해석해 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선물의 목적이 감사의 표현이거나 부탁(뇌물)의 의미를 담고 있듯이, 말도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고맙다'와 '부탁'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께서 "쓸데없이 이런 것에 돈 썼니?"라고 말씀하신다면, 이는 '고맙다'는 표현입니다. 또한, "맨날 자기 방도 안 치우고 공부도 안 하고 싸돌아다니냐?"라는 잔소리는, 부모 없는 세상에 던져지더라도 용기 있게 살아가라는 '부탁'입니다. "나 좀 내버려 둬!"라는 말은, '걱정해 줘서 고마운데,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부탁이고, "너 때문에 이 고생을 한다."는 말은, '넌 그만큼 나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사랑의 표시입니다. 제 성격상 왜 이런 방식으로 말 그릇을 선택하는지 이해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투박한 포장지에 상처받지 않는 이유는 그 안에 담긴 사랑을 읽을 수 있는 번역기 덕분입니다.
번역기가 필요 없을 정도로 고마움과 부탁을 잘 전달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사랑하는 분들의 말을 번역기에 넣어 고마움의 표시인지 부탁인지 번역해보세요. 맵시 없고 거친 포장지에 쌓여 있더라도 풀어서 그 내용을 번역기로 돌려보면, 고맙다는 표현을 퍽퍽하게 했다거나 부탁을 강압적인 말로 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몸조심하라는 염려와 고맙다는 말을 쑥스러워 거칠게 표현한 겁니다. 좋은 번역기를 사용해서 ‘유순한 대답으로 분노를 없애고’ 상대의 마음을 읽어 주는 것이 성숙입니다. 오해보다는 이해가 되고 함께 하는 시간이 즐거워집니다. 상대방이 좋은 포장지를 고를 여유가 생길 때까지 꼭 좋은 번역기로 먼저 돌려봅시다. 다툴 일이 아니라 부둥켜안고 울 일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 번호 | 제목 | 작성자 | 등록일 | 조회수 |
|---|---|---|---|---|
| 235 | 가정교회 선교 간사의 부르심 | 유대호 | 2025-07-27 | 5 |
| 234 | 웨슬리안 지방회의를 다녀와서 (이경태목사) | 유대호 | 2025-07-21 | 11 |
| 233 | 새 신발이 너무 좋아요…”발바닥의 기적” | 유대호 | 2025-07-13 | 14 |
| 232 | 담임목사로서의 마지막 선교 여정 | 유대호 | 2025-07-06 | 20 |
| 231 | “본당을 다음 세대에게 기쁨으로 내어줄 수 있었던 이유” | 유대호 | 2025-07-01 | 50 |
| 230 | KSC 와 ESC | 유대호 | 2025-06-22 | 31 |
| 229 | 훌륭한 은퇴 | 유대호 | 2025-06-15 | 30 |
| 228 | 사랑 번역기를 활용하세요. | 관리자 | 2025-06-10 | 28 |
| 227 | 세 가지 기도부탁 드립니다. | 관리자 | 2025-06-01 | 43 |
| 226 | 감사한 사택 라이프 | 관리자 | 2025-05-27 | 52 |
| 225 | 자리를 자주 비우게 됩니다 | 유대호 | 2025-05-18 | 56 |
| 224 | 작은 거인 같은 교회 | 유대호 | 2025-05-11 | 48 |
| 223 | 시인과 촌장 | 유대호 | 2025-05-04 | 52 |
| 222 | 영원한 세상을 내다 볼 때 | 유대호 | 2025-04-27 | 50 |
| 221 | 하나님 나라에서의 코이노니아 | 유대호 | 2025-04-20 | 5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