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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당을 다음 세대에게 기쁨으로 내어줄 수 있었던 이유”
    2025-07-01 08:39:58
    유대호
    조회수   51

    ESC 목자컨퍼런스에서 이렇게 자랑하고 왔습니다.)

     

    첫째로, 동일한 비전과 사명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교회는 언어만 다를 뿐, ESC(영어 회중)와 KSC는 동일한 비전과 사명을 품고 함께 걸어가는 한 공동체입니다. 우리는 가정교회를 통해 신약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잃어버린 영혼을 주님께 인도하며, 제자를 세우는 사명을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만약 두 회중이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었다면, 이 같은 결단은 결코 일어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각자 다른 사역을 운영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미래’를 세우고 있었습니다. 다음 세대가 하나님 나라를 더 크게 이루어 가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그것이 곧 우리 모두의 방향이었습니다. 어떤 희생이 따른다 해도, 같은 목표를 향해 걷는 공동체라면 함께 견디고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둘째로 한 가족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결정은 단지 건물의 배분이 아니라, 믿음으로 맺어진 관계에 기반한 것이었습니다. ESC를 이끄는 팀 목사는 KSC를 섬기는 저, 유 목사의 아들이며, 단지 육신의 관계를 넘어, 영적으로도 두 회중은 한 가족으로 묶여 있습니다. 우리 KSC 성도님들은 본당을 ‘누군가’에게 양보한 것이 아닙니다. 그분들에게 ESC는 누군가의 자녀이자, 손주이며, 영적 후계자입니다. 그 사랑 안에서 내어주는 일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분들은 본당을 내어주는 것을 가장 큰 축복의 기회로 여기셨습니다.

    진정한 교회는 건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믿음과 사랑으로 세워집니다. 우리는 이 결정이 공간의 이동이 아닌, 세대를 잇는 영적 다리라고 믿습니다.

     

    셋째로 성숙하고 희생적인 KSC 리더들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에는 10년, 20년 이상 목자의 삶을 살아오신 리더들이 계십니다. 그분들은 단지 직분자나 봉사자가 아니라, 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사람을 세우는 영적 리더들입니다. 이 네 분의 집사님들은 ESC의 성장과 변화의 시기를 바라보며, 먼저 입을 열어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는 본당을 다음 세대에게 줄 때입니다.” 14년간 예배 드려 온 그 익숙한 자리였지만, 그 자리를 놓고 다투는 대신 그분들은 앞장서서 변화의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심지어 주변 성도님들 가운데서 우려나 질문이 나온 상황에도, 그분들은 친절하게 설명하고, 공동체 전체를 사랑으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이와 같은 겸손하고도 미래를 보는 리더십이 있었기에, 교회는 갈등 없이 다음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습니다.

     

    네번째로 ESC가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전환이 단순한 ‘공간 요청’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이유는, ESC가 그만한 열매와 준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ESC는 단지 숫자적으로 성장한 것이 아니라, 가정교회의 정신을 깊이 이해하고, VIP를 섬기며 목자들이 실제 삶으로 헌신해왔습니다. 이러한 일관된 헌신은 KSC의 리더들에게 신뢰로 다가갔고, 그 신뢰는 “이제는 이들이 본당을 잘 감당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본당을 넘기는 것은 단순한 배려가 아니라, 하나님이 세우시는 교회의 다음 장을 여는 일이라고 믿게 된 것입니다.

     

    이 네 가지—같은 비전, 가족 같은 관계, 희생적 리더십, 그리고 성숙한 열매—는 우리의 결정이 고통스러운 포기나 타협이 아닌, 기쁨과 믿음의 진보가 되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원칙이 있습니다: “다음 세대를 세우는 일에 우리는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

    우리는 다음 세대를 단지 ‘교회의 미래’로 보지 않습니다. 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현재의 교회’입니다. 그들의 사역이 꽃피고, 그들의 헌신이 열매 맺고, 그들이 교회의 중심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는 언제든지 기꺼이 자리와 자원을 내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 공동체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교회가 다음 세대를 축복의 자리로 세우는 교회라는 증거이며, 하나님 나라가 세대를 넘어 계속 이어질 수 있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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