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코너
휴가 기간 중 2박 3일을 할애해 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저를 아끼시는 총장님의 권유이기도 하고, 우리 교회에서 5분 거리인 더블 트리 호텔에서 진행되는 세미나라 핑곗거리도 없었습니다. 월요일 새벽 제인출 목사님 부부를 LAX에 모셔다드린 후 세미나에 들어갔습니다. 가정교회를 하다 보면 목회자 세미나, 평신도 세미나, 목자 컨퍼런스, 목회자 컨퍼런스 등 꼭 참석해야 할 일정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컨퍼런스에는 자연스럽게 관심이 줄어듭니다. 게다가 제가 몸담았던 미주성결교회는 3040 세미나 같은 목회자 연장 교육이 워낙 잘 되어 있어 굳이 다른 컨퍼런스를 찾을 필요도 없었습니다.
세미나 첫날 예상치 못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훌륭한 음식이나 강의 때문이 아니라, 주변의 많은 목사님과 사모님들이 깊은 상처를 안고 계신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목회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으로 마지막 지푸라기를 붙잡듯 오신 분들, 동역자나 중직자 혹은 성도님들에게 받은 상처로 흐느끼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함께 공감하며 울어드릴 수는 있지만, 저는 그런 억울함이나 아픔이 없기에 한편으로는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물론 우리 GFC도 앞으로 더 성장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그것은 상처라기보다 자연스러운 성장의 여지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채워질 부분이기에 큰 스트레스도 아닙니다.
저와는 크게 연관되지 않은 강의를 들으며 한 가지를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나와 직접 관련이 없거나 지금 당장 적용하기 어려운 설교와 강의를 들을 때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당장 적용할 수 없다고 해서 그 시간이 불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부담된다고 불평할 일도 아닙니다. 동역자들의 아픔이나 내가 아직 하지 못하는 일들은, 지금은 듣고 “옳다”고 생각되면 마음속에 저금해 두면 됩니다. 나중에 필요할 때 꺼내 쓸 날이 옵니다.
주일 설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상황상 말씀에 순종하며 전진하기 어려운 분들도 계십니다. 그럴 때 좌절하거나 불만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나중을 위해 저금해 두는 겁니다. 언젠가 인출할 날이 오고, 그렇게 살아갈 날이 옵니다. 지금 잘하고 있는 분들도, 혹은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질책처럼 느껴지는 분들도, 당장 순종하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도 우선은 받아들이고 담아 둡니다. 말씀을 저금해 두면 영적으로 건강해집니다. 당장 열매가 없어 보여도 은혜의 영역에서 이자가 붙으며 자라납니다. 어느 날 갑자기 그 말씀이 나를 붙잡고 길을 열어줄 겁니다. 지금 당장 매운 짬뽕을 먹고 싶더라도 단체식사로 나오는 냉면을 맛있게 먹어 둡시다. 지금 잘하고 계신 분들도, 아직 따라가기 어려운 분들도 모두 하나님 안에서 귀한 여정을 걸어갑시다. 거부가 아닌 수용의 태도로 말씀 앞에서 여유를 가지고 하나님께 자신을 맡겨봅시다. 영적 여유를 가지고 한 사람씩 하나님의 손에 맡겨질 때, GFC는 조금씩 더 건강하게 성장해 갈 것입니다.
| 번호 | 제목 | 작성자 | 등록일 |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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